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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여행을 꿈꾸는 이유 여행은 우리를 집중시킨다.우리는 한 도시의 핵심으로 돌진한다.변두리의 단조로운 주택가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현지인들이 겪는 자잘하고 어지러운 일상을 잠깐 맛볼 수는 있지만오래 지속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여행자는 도시의 정수만을 원한다.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살핀다.현지인들은 심드렁하게 지나치는 건물과 거리에도 카메라를 들이대고 사진을 찍어댄다.여행에서 보고 듣고 만지는 모든 것들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여행은 분명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점에서도 소설과 닮았다.설렘과 흥분 속에서 낯선 세계로 들어가고, 그 세계를 천천히 알아가다가,원래 출발했던 지점으로 안전하게 돌아온다.독자와 여행자 모두 내면의 변화를 겪는다.그게 무엇인지는 당장은 알지 못한다.그것은 ..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미국대사관은 쌍둥이 빌딩이다 1. 광화문: 서울 중심부에서 가장 한적한 공원. 일제 강점기 한성은 수도 지위를 잃고 경기도로 편입되었는데, 이때 경기도청이 이 자리에 있었음. 광복 후 경기도청 건물은 사라지고 광장으로 조성됨.2.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미국 대사관과 쌍둥이 빌딩. 국기와 색깔만 다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 바뀌기 전에는 맨 처음 경제기획원 청사였는데 4차에 걸친 경제개발5개년 계획 수립의 산실. 그 후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로 바뀌었으며, 2012년 12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 개관.3. 미국대사관: 미국이 1961년 지음. 겅복궁과 가까운 곳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셈. 층고를 최소화하여 8층 건물이지만 높아 보이지 않음. 건물 주변에는 2미터 간격으로 예쁜 가로등 모양의 고성능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자체 독립적..
그림은 제가 조금 그릴 줄 압니다만 1482년경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루드비코 일 모로에게 자신의 재능을 밝힌 이력서를 보냈다.내가 이러이러한 일을 잘하니 이 몸을 써보심이 어떠하신지요 하는 내용의 문서다.천재 화가가 보낸 이력서니 주로 빛나는 예술적 능력을 자랑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그는 잘할 수 있는 일 열가지를 제시했는데, 그 중 아홉 가지가 성벽 파괴, 박격초, 폭약 등 군사기술이었다.당시 인재 수요는 이런 식으로, 군사기술자가 가장 우대받았다.다빈치의 이력서에는 예술 이야기는 마지막 열 번째로 언급된다.'평화 시에는 공공건물이나 개인 건물의 설계와 건축, 물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또 대리석, 청동, 점토 등으로 조각상을 제작할 수 있고,그림이라면 누구 못지않게 잘 그릴 수 있습니다.'를 그린 이 화가는 맨 마지..
청계천의 뜬금없는 조형물 ’스프링’ 청계천이 재현된 청계천의 시작에 청계광장이 있음.광장에 위치한 거대한 다슬기에서 나오는 물이 가느다란 홈을 따라흘러 들어가 청계천이 시작된다는 의미.​거기에는 청계천의 시작을 알리는 조형물이 있음.거대한 소라인지 다슬기인지 알 수 없는 이 조형물의 이름은 '스프링spring'.샘 또는 근원이라는 뜻.이 조형물은 KT에서 당시 국내 공공조형물로는 최고가인 30억 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세계적으로 유명한 부부 조각가 올덴버그와 브루겐에게 의뢰하여 만든 창작물.올덴버그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물건을 거대하게 만들어 과장함으로써,상대적으로 가치를 얻지 못해온 사물에 기념성을 부여하는 작업으로 세계적 호응을 얻은 작가.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정이 달랐음.청계광장의 작품은 올덴버그보다 대부분 부인인 브루겐이 디자인하..
인사동의 유래를 아세요? 인사동에는 조선 초부터 그림을 관리하던 '도화서'가 있었다.그렇다고 화랑이 즐비한, 전통문화의 거리라는 타이틀이 그때부터 명백을 유지해 온 것은 아니다.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으니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일본이 조선을 점령한 뒤 조선 사회의 붕괴는 신분계급의 상층부에 있던 대부분의 양반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북촌에 거주한 많은 권문세가 양반들 역시 돈벌이가 없어지자하나둘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가보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그래서 북촌과 가까운 동네에 골동품 가게가 늘어났고, 그게 바로 인사동이 된 것.​외국인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곳이지만, 서울 고유의 색은 부족한 것 같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좀더 예쁘게 변신하려고 많은 공사를 했지만한옥이 점점 사라지는 모..
서울.. 갈등과 마찰 안에 흐르는 희망 2016년말, 우리는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대한민국의 촛불을 보았다.그 장면을 바라보며 1963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일어난,흑인 인권을 위한 대규모 시위를 떠올렸다.나라와 시대가 다르지만 한국과 미국은 공통점이 있다.그것은 바로 '시끄러운 나라'라는 사실이다.지도자의 말을 그대로 믿거나 받아들이지 않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일 앞에서 또는 사회적인 변혁을 위해 필요하다면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해낸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더구나 평화적인 방법으로 나라의 미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험을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가.한국과 미국의 시민들은 그런 점에서 행복한 경험을 만들어냈다. 스스로의 힘으로.1980년대 서울에 처음 살았을 때 유신과 독재가 드리우는 어두움이 도시 전..
전주와 대구.. 역사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 지역의 도시에는 그곳만의 매력 포인트가 있는 법이다.전주를 찾는 많은 사람들은 그곳의 맛에 매번 감탄하다 돌아온다.비빔밥이나 콩나물국밥 또는 한옥마을의 유명 음식점보다는주민들이 찾는 다른 음식들이 훨씬 풍성하고 맛도 좋다.원도심, 남부시장, 신도시 할 것 없이 가는 곳마다 맛있는 집이 많다.전주식 막걸리는 전주를 잘 아는 친구를 마침 만나게 되어 먹을 수 있었다.겉보기에는 그다지 특색 없는 신도시쪽 상가 거리에 막걸리집이 나란히 들어서 있었다.막걸리도 맛있었지만 함께 나오는 기본 안주들이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었다.'가맥'도 빠질 수 없다. 날씨 좋은 밤, 삭막해 보이는 편의점은 가맥을 주문하는 순간 순식간에 분위기 멋진 동네 술집으로 변신한다.​전주가 맛이라면 대구는 말이다.교토에 살면서 사투리를 ..
골프 드라이버와 미래 경제 예측의 공통점? 골프 드라이버 광고와 경제전문가의 미래 예측은 공통점이 있음.전혀 안 들어맞음.매년 새로 나오는 골프 드라이버 광고는 꼭 10야드씩 멀리 나간다고 함.아마추어 골퍼의 드라이버 거리는 잘 나가야 평균 200야드 안팎인데,광고를 믿고 10년간 매년 드라이버를 하나씩 샀다면 이제는 300야드를 넘어야 함.그러나 드라이버 거리는 여전히 200야드 안팎. 오히려 줄지나 않았으면 다행.경제 전문가의 미래 예측도 마찬가지인데, 항상 나빠진다고 함.새해가 되면 경제 전문가들의 올해 경제 전망이 실리는데, 죄다 어려울 거라고 함.우리 경제의 미래는 항상 나쁘고 어려웠음.그들의 예측이 맞았다면 한국 경제는 이미 망했어야 마땅.그러나 과거를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는 매년 성장했고, 여전히 잘 나가고 있음.골프 드라이버 광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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