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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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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육식문화 보급에 기여한 ’감자’ 1. 겨울이면 반복되는 문제 감자가 굶주린 인간의 배만 채워준 것은 아니었다. 목축문화가 발달한 유럽에서는 한랭기후로 겨울이 오면 해마다 문제가 생겼다. 가축을 먹일 먹이가 부족해지는 문제였다. 특히 겨울이 되면 폭설이 자주 내리고 날씨가 추운 탓에 잘 녹지도 않아 꼼짝없이 눈에 갇히곤 하는 독일 북부가 이 문제로 골치를 썩였다. 그에 따라 독일 북부의 농민을 포함한 많은 유럽인이 일부 가축만 남겨 비축해둔 건초를 먹여 키우고 나머지 가축은 도축해서 건조하거나 소금에 절여두었다가 겨울 식량으로 삼았다. 또 먹이 부족으로 소도 우유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겨우내 단백질을 공급받기 위해 여름에 짜둔 우유로 보존식품인 치즈를 만들었다. 2. 구세주와 같은 존재 이런 고질적인 문제로 매년 겨울 힘겨워하..
아시아의 열광적인 지지, ’고추’ 1. 유럽에서 환영받지 못한 고추 고추는 포르투갈의 교역 경로에 따라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전해졌다. 유럽에서 환영받지 못한 고추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의 여러 나라로 급속히 퍼져 나갔고 많은 사람이 즐겨 먹는 음식 재료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단순한 음식 재료를 뛰어넘는 고추의 새로운 효용성이 발견되었다. 먼저, 고추가 가진 '요리 보존 효과'를 꼽을 수 있다. 매운 맛이 나는 고추는 해충 번식을 예방하기 때문에 고추가 들어간 음식은 더 오래 상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다. 또한, 무더운 국가에서는 더위로 감퇴한 식욕을 돋워주는 기특한 음식 재료로 쓰인다. 2. 아시아가 사랑한 향신료 여러 장점 덕분에 고추는 아시아 대륙 등에서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고 사람들의 밥상에서 주요 향신료 중 하나로 ..
노예무역을 부른 달콤하고 위험한 맛 ’사탕수수’ 1. 사탕수수 수확의 어려움 사탕수수를 수확하는 일은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중노동이었다. 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식물인 사탕수수는 중노동이 요구되지만 벼농사와는 달리 가축을 동원할 수 없었다. 모종을 심는 일부터 기르고 수확하는 일까지 모든 과정을 20세기에 기계가 개발되기 전까지 사람의 힘과 노력으로 해내야 했다. 2. 많은 노동력의 요구 사탕수수 농업은 농사 자체뿐만 아니라 수확이 끝난 뒤 설탕을 정제하는 과정에도 만만치 않은 노동력이 요구되었다. 사탕수수 줄기 안에는 설탕 성분을 저장한 부분이 있다. 수확하고 나면 줄기 안의 그 부분이 차츰 딱딱하게 굳어진다. 처음에 농부들은 줄기가 굳기 전 신선한 상태에서 가열 과정을 거쳐 추출해야 한다고 생각해 수확한 사탕수수를 다발로 묶어 보관하지 않았다. 3..
고대 국가의 탄생 기반이 된 ’벼’ 1. 벼의 경이로운 생산력 인류 초기 농민들은 왜 보리나 밀 등 다른 작물이 아닌 벼를 재배했을까? 무엇보다 벼가 보리나 밀 등 다른 작물에 비해 생산성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볍씨 한 톨로 700~1,000톨의 쌀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경이로운 정도로 대단한 생산력이다. 15세기 유럽에서 밀을 뿌려 수확한 양은 종자 대비 3~5배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벼는 17세기 무렵 종자 대비 20~30배의 수확을 올렸을 정도로 생산성이 뛰어났다. 오늘날에도 벼는 종자 대비 120~140배의 수확량을 얻지만 밀은 20배 정도의 수확량밖에 얻지 못한다. 2. 쌀의 영양학적 가치 영양학적으로도 가치가 뛰어난 쌀은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또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해 균형 잡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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