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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여행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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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짜 현실과의 인지부조화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그래서 어딘지 괴기스러워 보인다.

흔히 MZ세대 이야기들은 대개 절망과 포기로 수렴된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로 인해 우울, 좌절, 증오, 혐오 같은 현상이

얼마나 일상화되었는지가 늘 문제시된다.

그런데 정작 청년세대가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SNS에는 그런 흔적이 없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여행을 떠난다.

그런 모습은 실시간으로 계속 업데이트된다.

핫플레이스라 불리는 카페나 식당들은

대부분 인산인해를 이루어 몇 시간씩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다.

그들은 커피 한 잔과 밥값으로 몇만 원씩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처럼만 보인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사진들은 계속 보고 있으면 현실감각을 묘하게 잃어버린다.

내가 속한 현실에 대한 인지부조화가 생기고,

삶과 세계가 오직 저 밝고 화려한 이미지들로 치환되는 듯한 경험이 일어난다.


2. 이미지와 삶의 간극

이러한 이미지와 실제 삶의 간극이 일상화되면서

어쩌면 절망과 우울, 분노가 더 극적으로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 삶이 실제로 놓여 있는 대부분의 시간들은

사진으로 찍었을 때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찰나의 단맛이나 일시적 쾌감에 불과할 뿐,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야 하는 삶의 온전한 영역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시대는 우리에게 어떤 이미지들을 주입하고, 그 이미지를 좇으라고 하며,

그 이미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속삭인다.

결국 그 이미지 속에 살아야만 한다는 강박을 심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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