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국인 머릿속의 세계
한국에 대해 워낙 모르니 영국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도, 나쁜 감정도 없다.
그렇다면 영국인들의 머릿속에 담긴 지도에 그려진 세계는 어떤 모양일까?
그 세계의 중심에는 유럽이 있다.
비록 도버 해협으로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영국 사람들은 유럽에 대해서는 일종의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영국인들은 대부분 프랑스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의 프랑스어 실력을 갖고 있다.
재미있게도 독일어를 할 줄 아는 영국 사람들은 별로 없다.
독일어권 사람들이 워낙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딱딱한 독일어 발음을 배울 필요가 없다.
2차 대전에서 적국 관계였지만 영국인들은 독일과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특별한 적대감을 보이지 않는다.
2. 그들이 미국인을 싫어하는 이유
얼마전까지 적국이었던 독일 사람들도 욕하지 않는 영국 사람들이
흥분해서 비난하는 민족이 전세계에 딱 하나 있다.
바로 미국 사람들이다.
정말 희한하게도 영국 사람들은 남녀노소, 지식 유무를 가리지 않고 미국인들을 싫어한다.
그냥 마음 속으로 싫어하는 게 아니라
틈만 나면 손가락질하면서 비웃는 것도 불사한다.
이는 미국식 영어에 대한 혐오로 이어진다.
영국 영어는 미국에 비해 발음 하나하나가 분명하고 정확하게 들린다.
영국에서 '배터리battery'를 '배러리'라고 하거나
'워터water'를 '워러'라고 발음하면 금방 어디서 저런 교양없는 말버릇을 배웠나라는
눈총을 받게 마련이다.
달러로 상징되는 미국의 자본 제일주의를 영국인들은 가장 경멸한다.
얄팍하고 시끄럽고, 문화와 진정한 삶의 가치에 무지하고 돈만이 최고인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미국 사람들이 싫다는 게 영국 사람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18세기 중반까지 영국 식민지에 불과했던 미국이
이젠 전세계 최강국으로 잘난체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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