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5)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간의 접근을 거부한 산, 마차푸차레 히말라야 트래킹을 시작한 둘째 날 새벽, 푼힐poon hill 정상에 올라 엄청난 광경을 목격했다.해는 떠오르지 않았지만 이미 하늘은 대낮처럼 파랬다.구름 한 점 없는 동쪽 사면으로부터 빛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그 눈부신 광채 앞에 우뚝 서 있던 두 개의 검은 봉우리, 바로 마차푸차레machapuchare였다.안나푸르나나 다올라기리 같은 히말라야 8,000미터급 14좌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단지 엄청난 마성을 드러내던 그 산. 강파른 근육질과 매서운 눈매를 가진 신성에 그만 넋이 나간 것이다.마차푸차레는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동안 내내 시야에서 떠나지 않았다.그 날카로운 선과 신비한 기운은 사람들의 눈을 압도했다.마차푸차레는 히말라야에서 유일하게 인간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은 신성의 산이다.그러나 어떤.. 가장 오래된 연필, 파버카스텔 독일의 파버카스텔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연필 회사.현재 쓰고 있는 육각 연필을 최초로 디자인한 공로는 빛나는 업적의 출발.파버카스텔은 수백 년된 고성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프레스센터로 쓰였던 역사적 건물이기도 함.연필 하나로 귀족 작위를 받은 파버 카스텔가의 자부심과 전통으로 지켜온 성은명예의 상징으로 우뚝했음.연필은 나무로 만든 것이어야 제격이라는 믿음,아울러 휴대 문제까지 해결한 편의성, 부드럽게 써지는 필기감 등 모든 게 만족스러움.일회성의 경박한 시대에 전통을 지닌 영속의 물건은묵직한 존재의 무게로 화답함.시간과 품질이 만들어낸 명성은 진정 좋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몫.괴테, 빈센트 반 고흐, 케네디 대통령이 애용하는 연필로도 유명하며최근엔 유럽의 귀족과 국제적 명.. 한국의 독창적 발명품, 전기장판 김치냉장고와 전기장판은 아마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창적 발명품.한국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이들 물건의 가치는 반감되고 말 것.김치뿐만 아니라 과일은 물론 맥주를 넣어두기도 하는 김치냉장고의 용도는 확대.전기장판도 잠잘 때 외에도 의자 밑에도 사용.뜨뜻한 온돌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한 전기장판의 파생상품은 계속될 것.한겨울에도 짧은 옷만 걸치고 돌아다니는 아파트 생활에서없으면 아쉬운 보온용품이 바로 전기장판.오래 전 시절부터 온돌 위에서 삶을 영위했을 선조들의 인자를 그대로 물려받아등판을 뜨겁게 지져야 편하게 잠드는 영락없는 한국인의 모습.건강지상주의들의 유해파 위험론에 수긍하지만,부슬부슬한 이불 속 한기를 느끼는 것보다는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유해파를 끌어안고 사는 편이 나음. 알고보면 더 재밌는 기내 영화 상식 1. 최초의 기내 상영 영화는 1925년 임페리얼항공 런던~파리 노선에서 상영된 '잃어버린 세계'(1912).2. 한국 영화는 보통 극장 개봉 5개월 뒤, 헐리우드 영화는 개봉 3개월 뒤 항공사에 배급.3. 영화는 약 3개월씩 상영되고 막을 내림.4. 어린이도 탄다는 점을 고려해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영화는 상영하지 않음.5. 특정 국가나 민족, 한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영화도 제외.6. 가장 인기 많은 장르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7. 항공기 추락·납치 등을 다룬 영화는 상영되지 않지만,전투기·헬기 사고 장면은 허용.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매년 15% 이상 성장해 2020년에 연간 7조 원 규모로 성장.스카이트랙스의 '최고의 기내 엔터테인먼트' 순위를 보면,1위 에미레이트항공은 4500개 .. 아테네, 멋있게 나이 들지 못한 미소년 '괜히 온 거 아닌가? 아무것도 없잖아!'아테네를 처음 대면했을 때 든 생각이다.하늘에서 본 아테네 국제공항 근처에는 밋밋한 언덕에 아무렇게나 자리 잡은 올리브 나무들과희끗희끗 얼굴을 내민 땅바닥뿐, 숲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어디를 가든 그리스의 대지는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견디고 이겨내느라기운을 다 써버린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아테네의 명성은 무엇이었나?직항노선이 없어 두바이에서 긴 대기시간을 쓰면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왔는데,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그건 아테네의 잘못이 아니었다.도시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찾아간 게 잘못이었다.고대의 신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민주주의, 올림픽...비행기 표를 예약했을 때는 이런 정보와 이미지가 머릿속을 떠다녔는데,정작 아테네에 발을 딛자 그.. 트레비 분수, 돈이 마르지 않는 샘 유럽 도시가 흔히 그렇듯 로마에도 분수가 많다그리고 분수들은 거의 예외 없이 사람을 불러 모은다.그 중 트레비 분수는 로마에서 제일 크고 관광객을 가장 많이 끌어모을 뿐만 아니라'돈이 마르지 않는 샘'이기도 하다.관광객들이 분수 주변에 모여 동전을 던져주는 덕에가톨릭 자선단체는 해마다 20억 원이 넘는 돈을 얻는다.동전을 던지기에 적당한 거리까지 다가서려면 루브르 박물관의 '모나리자' 그림 앞에서 인증샷을 찍을 때만큼 애를 써야 한다.우리말로 하면 '삼거리 분수'쯤 되는 트레비 분수는 1732년 교황청이 공모한 니콜라 살비의 작품이다.분수 뒤의 궁전 파사드가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집이 아니고 분수를 돋보이게 만들려고 설치한 세트였다.바다의 신, 해마, 조개, 반인 반어 트리톤의 조각상이 있는 트레비.. 루브르 박물관, 들어가도 들어가지 않아도 후회된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은 들어가도 후회, 들어가지 않아도 후회하게 된다.비행기로 9천 킬로미터를 날아간 한국인 여행자들은 비행기 값이 아까워 빠뜨리지 못한다.200개가 넘는 전시실에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유물부터 왕가의 보물, 중세와 근대 유럽의 유명한 조각과 그림까지 무려 40만 점이나 되는 예술품을 보유한 이 박물관을어찌 겉만 보고 지나친단 말인가.그러나 겨우 며칠 파리에 머무는 경우 여기에 긴 시간을 쓰기는 어렵다.서너 시간에 다 보려고 종종걸음을 하다 보면 힘들고 지치고 숨이 막힌다.아무리 좋은 것도 지나치면 괴롭다.루브르는 이런 불편한 진실을 체험하는 데 딱 맞는 박물관이다...루브르를 지배하는 것은 작품의 아름다움과 예술가의 열정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권력의 횡포, 집단적 허영심이다.루브르의 .. 에펠탑, 지구촌 문화수도의 증명 에펠탑은 세가지 측면에서 파리가 지구촌의 문화수도가 될 자격이 있음을 보여준다.첫째, 에펠탑은 과학혁명의 산물이다.세계박람회장 관문을 만들기 위한 건축 공모를 할 때 프랑스 정부는 '기술적 진보와 산업 발전을 상징할 기념물'이라는 조건을 달았다.에펠탑은 금속 7,300톤을 포함해 전체 무게가 1만 톤이 넘으며,자체 하중과 바람의 압력을 거뜬하게 견뎌낸다.발명왕 에디슨이 괜히 공학의 발전과 기술자들의 능력을 찬영하는 글을 방명록에 남긴 게 아니다.프랑스의 과학자, 엔지니어, 수학자 72명의 이름을 탑에 새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둘째, 에펠탑은 공화정이라는 프랑스 정치제도의 특징을 체현하고 있다.왕이나 교황이 취향 따라 만든 게 아니라 공모 절차와 전문적 평가를 통해 디자인을 결정했으며전문가와 비평가들이 .. 이전 1 2 3 4 5 6 7 ··· 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