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기 유가 그래프의 변화
지난 60여 년간 장기 유가 그래프를 보면
현저한 유가의 수직 낙하가 두 번 있었음.
한 번은 2014~2015년에 걸쳐 유가가 100달러에서 20달러로 추락한 것이고,
다른 것은 1985년 30달러에서 1986년 10달러 밑으로 추락한 사건.
이 두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동일한 키워드가 있는데
바로 '시장 점유율'.
공통적인 유가 하락의 배경은 산유국의 점유율 경쟁.
1986년에는 사우디가, 2014년에는 OPEC이 물량 조정을 포기하고
점유율 전쟁을 하면서 유가 급락이 촉발.
2. 산유국들이 점유율에 집착하는 이유
산유국들이 점유율에 집착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정리 가능.
첫번째. 점유율이 국가와 국민의 부와 직결됨.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은 대부분 국가 수입원을 석유에 의존.
산유국에게 점유율 상실은 국가의 부를 축소하고 정권과 체제를 위협할 수 있음.
두번째. 미래의 불확실성.
사우디와 같은 대형 산유국 입장에서는 당장의 점유율 축소가
미래의 점유율 확대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으며,
30~40년 후에도 시장이 석유를 원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당장의 점유율을 확대하여 석유를 처분해야 함.
세번째. 점유율은 한번 잃으면 쉽게 회복하기 어려움.
1986년 당시 사우디는 하루 300만 배럴 수준으로 줄였던 생산량을
원래 생산 수준이었던 1000만 배럴까지 늘리려고 하였음.
그러나 갑자기 시장이 사우디의 엄청난 물량을 받아줄 수는 없었으며,
결국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넷백net back 방식으로 고객을 유인.
넷백은 공식 판매 가격이 아닌 원유의 1차 소비자인 정유업체에서
나중에 판매하는 시장유 가격을 기준으로 원유 가격을 역으로 정하는 방식.
이렇게 시장에 유가 결정 권한을 넘겨주는 파격적인 방식을 채택하였는데도
잃어버린 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렸다는 사실은
역으로 점유율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
그래서 오늘날에도 산유국은 점유율 상실을 극도로 기피함.
2014년 유가 급락 상황에서도 OPEC은 감산은 커녕
오히려 증산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려고 노력하였고,
이는 결국 2015년 유가 폭락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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