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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변화하는 일본의 장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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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 미술 전시장과 같은 납골당

그곳은 마치 현대 미술 전시장 같았다.

도쿄 도심인 신주쿠구에 있는 고코구지 절.

입구 오른쪽 건물에 들어가니 2046개의 작은 불상이

파란색, 노란색, 녹색, 분홍색 LED 조명을 내뿜으며 반짝이고 있었다.

'루리덴'이라는 이름의 이 건물은 납골당이다.


유족이 입구 장치에서 망자 이름을 입력하면,

망자의 유골함 옆에 있는 불상에 하얀색 조명이 들어온다.

불상 뒤에는 보통 납골당처럼 유골함들이 있다.

불상이 전면에 배치되어 있어서 유골함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예전 납골당과는 달리 쓸쓸한 기분이 들지 않게 했다.

참배를 와도 즐거운 곳을 만들자는 게 취지였다."(부주지 야지마 타이유)


2.납골당의 운영과 관리

생전 계약을 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은 도쿄에서 자란 사람들이 많다.

도쿄에 묻히고 싶지만 따로 개인 무덤을 만들기는 비용도 부담되고

이후 관리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루리덴에 모시는 유골 비용은 보통 75만엔(약 750만 원)이다.

생전 본인이 계약할 경우 연간 9000엔의 연회비를 내야 하며, 유골 보관 기간은 33년이다.

보관한 지 33년이 지나면 루리덴 지하에 유골이 묻힌다.


루리덴은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납골당의 특징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도심지에서 있어 접근이 편리하고,

망자를 챙길 자손이 없어도 절이 유골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영대공양'을 표방한다.

일본에서는 사람이 사망하면 화장한 뒤 절에 묘를 만들고,

대를 잇는 큰아들이 절에 묘 관리와 공양 비용을 내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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