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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두 개의 ’훈민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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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은  다른 두 대상에 붙은 이름.

1. 한글의 공식 이름 ’훈민정음’

'훈민정음'은 1443년 한국어를 위해 새롭게 발명된 글자 체계인 한글의 첫 공식 이름이고,

'훈민정음'은 1446년 세종대왕와 집현전 학자들이 발간해낸 책 제목.


2. 책으로서의 ’훈민정음’

한글의 매뉴얼 책인 '훈민정음'은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달라....'로 시작하는 세종대왕의 '어제서문'으로 시작해서,

글자에 대한 해설들과 예제를 거쳐, '정인지 서문'으로 맺어짐.

정인지 서문은 서문인데도 왕이 쓴 어제서문이 가장 앞에 나오기에

신하로서 겸양을 드러내고자 가장 뒤로 보낸 것.


3. 정인지 서문

'정인지 서문'은 우주와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당대의 철학적 세계관을 드러냄.

이 서문 내용은 정인지 개인의 생각이라기 보다는,

그 시대 언어학 서적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유이기도 함.


"천지 자연의 만물에는 두루 기운이 흐른다. 그 기운이 사람에게 흘러들어 다시 소리로 나온다.

소리에는 서로 다른 생성 위치, 맑고 탁함, 느리고 빠름 등이 있으니, 이것은 인류 보편적이다.

하지만 지역마다 풍토가 다르기에 그만큼 더 자주 나타나는 소리들이 서로 다르고, 언어도 다르다.

이것은 문화 특수적이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기에도, 글자의 '생태적' 성격을

이토록 아름답고 설득력 있게 드러내는 문헌은 드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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