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발명'되는 것인가, '발견'되는 것인가.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좋은 프로그램은 다음 세 가지를 만족시킬 때에야 비로소 만들어진다는 것.
첫째, 새로울 것, 둘째, 재미가 있을 것, 셋째, 의미가 있을 것.
이 셋 중 가장 중요한 것, 가장 우선시해야 할 요소는 바로 '새로워야 한다'는 명제.
뭔가 새로운 구석이 하나라도 있어야 시청자들은 비로소 관심을 갖는다.
'뭐지? 저건 뭔가 처음 보는 그림인 걸?'
이렇게 길 가던 사람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 새로움 속에서 창조된 재미와 의미만이 소구력을 가진다.
중요한 것은 복불복이 아니라
복불복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 복불복이 선택하게 만드는 상황,
그것이 얼마나 위협적인가(또는 달콤한가)에 따라서 몰입도가 달라진다는 거였다.
확률이 6분의 1에 불과한 러시안룰렛이 그토록 긴장감이 넘치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공포체험에서 귀신을 진짜 믿는 은지원 때문에 알게 된 이 사실은
전혀 새로운 사실을 '발명'한 것이 아니다.
상황에 몰입한 지원이의 표정을 보고 잊고 있었던 진실 한 가지를 '발견'한 것이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명확해졌다.
복불복으로 인해 출연자들이 실제 괴로워할 만한 상황,
그 결과가 두려워 몰입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을 알아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밥을 굶기자. 한 끼 정도는 굶어도 건강에 지장은 없다.
그리고 밖에서 재우자. 연예인에게야 괴롭겠지만 시청자들은 웃으며 볼 수 있을 것 같다.
밥도 굶고 잠도 밖에서 재우기 위해서는...최소 1박 2일은 다녀와야 할 듯.
그럼 제목도 그냥 '1박 2일'로 해.
이번에도 안되면 또 바꿔야 하는데 대충 짓지 뭐.
그렇게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 '1박 2일'이 급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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